GVC 표준토크

EUV 장비 부품 표준화

박인성 한양대학교 나노과학기술연구소 교수

Q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양대학교 나노과학기술연구소의 박인성입니다. 1993년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10년간 DRAM 커패시터 공정개발을 했습니다. 대학으로 이동한 이후에는 ALD라는 원자층증착법, 관련한 박막 증착, 기업들과의 전구체 개발, ReRAM이라고 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연구를 했고 유사한 ALE라는 원자층 식각법을 이용한 박막 에칭, EUV용 블랭크 마스크 연구개발을 했습니다.
현재는 크게 2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EUV용 포토레지스터의 습식과 건식 현상, 또 다른 하나는 소자 관련해서 적층형 3차원 DRAM용 트랜지스터와 캐패시터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표준개발과 관련해서는 2021년부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국제표준이 드물어서 현재는 다른 분야의 태양전지라던지 디스플레이 관련한 장비 관련한 표준을 참조하면서 제가 담당하고 있는 EUV 펠리클의 검사장비에 관련한 표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 EUV 리소그라피란 무엇인가요?

리소그라피는 우리말로는 사진공정이라고 합니다. 빛을 이용해서 마스크에 새겨진 반도체 회로 패턴을 축소광학계, 포토레지스터 등을 이용해서 웨이퍼 위에 반복해서 전사하는 기술입니다. 광학계를 이용한 마스크 이미지 해상력은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더 짧은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더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해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진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193nm (자외선) ArF 파장을 이용해서 패턴을 전사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ArF 파장의 14분의 1 정도의 13.5nm 파장의 EUV광을 이용해서 획기적으로 해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10nm, 수 nm패턴(초미세 패턴)을 웨이퍼 위로 전사하는 EUV 리소그라피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Q : 마스크란 무엇인가요?

마스크는 가로, 세로 각각 6인치의 정사각형에 우리가 새기고 싶은 반도체 회로 패턴이 새겨져있는 부품입니다. 6인치는 15cm 정도됩니다. 자외선으로 노광하는 경우에는 빛이 투과하는 회로 부분, 투광을 못하는 부분(흡수를 하는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EUV광은 자외선과 달리 대부분의 물질에서 흡수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투과라는 개념보다는 반사라는 개념을 이용합니다. 즉 EUV광을 반사시키는 부분과 흡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EUV광의) 반사는 몰리브덴과 실리콘을 1쌍으로 합니다. 두께가 7nm 정도 되는데 그것을 40층을 쌓습니다. 블록처럼 적층을 하는 것입니다. 각 층의 계면에서 굴절률 차이로 인해 (EUV광의) 반사가 이뤄지고 40층의 계면에서 각기 반사된 EUV광은 보강 간섭하여 높은 반사도를 가지는 거울이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보통 반사는 약 70% 정도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Q : 마스크 위에 덧씌우는 ‘펠리클’은 무엇인가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리소그라피 공정은 마스크의 회로 패턴을 웨이퍼 위에 반복하여 전사합니다. 만약 마스크 상에 결함이 생긴다면, 하나의 작은 결함이라 할지라도 웨이퍼상 모든 웨이퍼(회로 패턴)에 결함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그 웨이퍼 전체를 다 뿌리게 됩니다. 그래서 리소그라피 공정 중에는 외부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마스크 위에 붙는다면 먼지 역시 모든 칩에 그대로 전사되게 됩니다. EUV 공정을 적용하면서 해상하게 되는 마스크의 회로 패턴이 미세해짐에 따라 이러한 먼지 역시 수 nm의 크기라 할지라도 결함으로 직결되게 됩니다. 이 같은 미세먼지, 즉 파티클을 물리적으로 막아주기 위해서 방패막을 하는 게 펠리클입니다. 펠리클은 파티클이 노광 과정에서 포커스가 맞지 않도록 하여 웨이퍼 위에는 파티클이 흐릿하게 또는 완전히 영향이 없도록 하는 얇은 막으로, 마스크 전면에 설치합니다. 한마디로 마스크에는 펠리클이라는 보호막을 씌워야 합니다. 이 보호막인 펠리클을 이용하면 마스크가 파티클에 직접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여 최종적으로 웨이퍼에 전사되는 패턴의 결함도 줄일 수 있습니다.

Q : 펠리클이 갖추어야 할 특성은 무엇인가요?

EUVL용 펠리클은 수십 nm 두께의 박막입니다. 면적은 가로세로 112mm x 145mm의 직사각형 형태입니다. 그 두께와 면적을 비유를 하자면 일반 가정용 비닐 랩으로 축구장 2~3개를 일정하게 덮어야 합니다. 우선 펠리클은 노광공정에서의 생산성을 고려하면 최소 90% 이상의 투과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직사각형의 모든 면적에서 동일한 양의 빛을 투과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워낙 얇다보니 조그만 (기체의) 흐름이나 압력 변화가 생겨도 쉽게 찢어집니다. 그래서 상당한 기계적 강도를 지녀야 합니다. 또, EUV광을 장시간 쐬면 온도가 일시적으로 1000도 이상 올라갑니다. 그래서 열에도 상당히 강해야 합니다.
EUV 펠리클은 한 개당 약 1억 원 정도 합니다. 유럽이나 일본의 기업들이 대부분 독점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많은 연구진들과 기업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펠리클 및 결함 검사 장비 등 국내 EUV 장비 부품 시장 동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EUV 노광산업에서 검사 장비의 시장규모는 2018년에 약 6,000억 원이었지만, 3년 정도 후인 2025년에는 대략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거의 100% 일본과 독일, 미국의 장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의 장비 개발업체들은 기술력을 가지고 회사의 명운을 걸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고요. 개발이 이루어지면 회사 매출이 높이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연구진들도 상당히 많은 개발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EUV 노광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이라는 회사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넘사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대당 장비 가격이 2~3천 억 정도입니다. 하지만 관련한 포토레지스터, 블랭크 마스크, 펠리클, 결함 검사 장비 등의 소부장 분야는 국내 기술로도 일정 부분 시장 점유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반도체 소부장 표준 분야의 기술력은 이제 걸음마를 떼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전문가, 교수님들이 이 분야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표준 제정 활동을 통해 우리 국내 기업들이 산하 장비들을 만드는데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EUV 장비 부품 표준 제정으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EUV 펠리클에 대한 투과도의 표준화된 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기업과 수요기업 간에 객관적인 성능 공유가 이루어지면 서로 측정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적인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표준이 제정되면 기술 개발 입장에서도 목표나 절차가 훨씬 더 명확해진 셈이니 개발 방향 설정이 쉬워지고 적은 인력과 시간의 투입으로 더 많은 성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전반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리라 봅니다.
펠리클 측정 장비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 분야의 표준이 워낙 미미하다 보니 표준개발자 입장에서는 블루오션 영역인 듯합니다. 또한 국내의 반도체 소부장 기술도 상당히 올라와있습니다. 그러니 기술개발진과 표준개발진이 상호협력을 하면 소부장 관련한 표준전문가라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 EUV 기술 표준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서 펠리클의 투과도와 기계적 강도에 대한 소개를 드렸습니다. 이게 한쪽 특성이 좋아지면 다른 특성은 나쁜 방향으로 가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있습니다. 즉, 펠리클을 얇게 만들어 투과도를 높이면 쉽게 파손이 일어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발해야 할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여러 가지 특성을 모두 맞출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최적화라고 하는데 특성 표준이 정해서 있으면 개발자들이 개발목표를 정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데 상당히 유용합니다. 한쪽으로 우수한 특성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셈입니다.

Q : EUV 장비 표준화 작업을 수행하시면서 어려움이 있으실까요?

반도체 산업은 첨단분야이고, 기술의 가치가 높다보니 기업 간에 서로 비밀이 많은 분야입니다. 최근에 미국의 반도체장비의 중국 수출금지나 희토류의 무기화 등이 좋은 예입니다. 국가적으로 반도체산업을 무기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EUV 기술은 반도체 기술 중에서도 현재 최첨단분야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 간 비밀이 많고, 개발한 기술은 특허 등의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를 하든지, 기업의 노하우로 비공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도체 장비 기술 자체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기가 힘들고, 장비의 성능을 검증한다든지, 장비 자체의 안정성이라든지, 장비를 활용해서 다른 제품의 성능을 검사하는 방법 등이 표준으로 제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제안하는 게 국제표준이다 보니 미국, 일본, 독일, 대만, 중국 등에 EUV와 관련한 기술이 있는 국가에서는 자국의 이익에 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견제가 심하게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또한 저희가 제안한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수 국가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EUV와 관계된 첨단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은 오히려 무관심해져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제안한 표준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지지해주는 국가의 수가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견제와 무관심의 문제는 저희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국가 간의 견해 조정과 관심 유도를 통해 소통으로 극복을 해야 합니다.
다행히 표준개발진과 더불어 표준협회와 반도체협회 등의 유관 기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 경험이 많으신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지원에 참여를 하고 있어서 저희도 몇 가지 어려운 난관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 현재 추진 중이신 EUV 펠리클의 검사장비 표준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반도체 소부장에 관련해서는 사실상 국제표준기구인 SEMI에서 많이 제정을 하고 있습니다. EUVL 분야에서도 SEMI에서 몇 가지 부품들이 갖추어야 할 특성에 대한 표준을 제정했습니다. 국제표준기구인 IEC나 ISO에서는 주로 반도체 소자와 관련한 표준 위주로 제정을 하고 있습니다.
22년 6월에 한국표준협회와 반도체 관계자들이 모여서 '반도체장비 국제표준화 공동연구회'를 발족하였습니다. 이후로 매월 회의를 가지면서 IEC 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평가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여 발표하는 것이므로 몇 단계의 국내에서의 심의단계를 모두 거쳤습니다. 그리고 22년 10월 31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IEC 기술위원회(TC)에서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국제표준화팀 구성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EUV 리소그라피용 펠리클 투과도 측정 표준도 그 중 하나로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국제표준화팀 구성은 우리 한국이 처음으로 제안하는 셈입니다.

Q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부터 '반도체장비 국제표준화 공동연구회'에 참여하면서 국제표준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진행 절차라든지, 표준의 중요성 등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국내의 반도체 소부장이나 분석기술이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온 분야가 많습니다. 또다른 기회가 주어지면 EUV와 관련해서 후속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원자층증착법과 관련한 분야에서 소재 및 장비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국제표준을 추가적으로 제안하고 싶습니다.
또한 EUV 검사장비 분야에서 미국, 일본은 2~30년 연구결과와 표준제정 등으로 기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빠른 걸음으로 기술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곧 대등하거나 앞지를 수 있을 것입니다. 표준도 한 두 개로는 큰 의미가 없고 결국 여러 개가 촘촘하게 나와야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국내 기업들이 선두에서 양과 질에서 앞선 표준제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기술개발을 수행해나가면 훨씬 더 빠른 시일에 선도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도체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많은 국제표준들이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서 개발되고 반도체 기술을 선도해나가면서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이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