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C 표준토크

반도체 첨단 패키징 표준화의 모든 것

좌성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Q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 15년 근무하였고 삼성종합기술원 상무로 재직하다가 학교로 옮겼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근무한지는 16년 되었습니다. 국제표준 활동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였고요. 현재 IEC TC47(반도체소자)의 SC47F(MEMS) 분야의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TC110(디스플레이), TC124(웨어러블 기술)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반도체 공정은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전공정과 그 소자를 패키징하는 후공정으로 분류됩니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이란 반도체 공정, 즉 반도체 전공정을 이용하여 칩들을 융합하는 기술을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라고 합니다. 특히 반도체 칩을 고부가화 하는데 매우 필요한 기술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Q : 국가첨단전략기술로 반도체 패키징 분야가 선정되는 등 최근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국가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패키징 기술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최근 바이든 정부에서 미국에서 육성해야 될 4개의 분야 중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이제까지 반도체 업계는 칩 사이즈를 줄여 가격은 낮추는 방식을 추진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의 미세화가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로 가격, 신뢰성면에서 반도체 칩의 개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기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특히 최근 반도체 칩이 다양해지면서 패키징 기술은 이러한 다양한 반도체 칩을 융합하는 기술이기에 더욱 그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Q : 반도체 패키징이 실생활에서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는 사례가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그 스마트폰에 AP(Application Processor)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AP에 시스템 프로세스와 D–RAM이 통합된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활용됩니다. 또한 시장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카드에 HBM이라는 고속 메모리 소자가 있습니다. 이 HBM도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통합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현재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2017년에 대만의 TSMC가 ‘통합팬아웃(InFO)’이라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여 이것이 애플 휴대폰 AP에 사용되면서 큰 이익을 창출하였고, 패키징이 핵심(Key)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에 반도체 패키징이 매우 중요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Q :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반도체 칩도 매우 다양하고, 반도체 패키지의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반도체 패키지를 생산하는 기업도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반도체 칩을 융합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하고 그 이유로 반도체 패키징의 표준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Q :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표준화 동향과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올해 TSMC, 인텔, 삼성전자 등은 반도체 대기업들이 모여서 패키징 기술의 표준을 논의하는 ‘유니버설 칩렛 인터커넥트 익스프레스(UCLe) 협의체’를 설립하였습니다. 이 협의체에는 퀄컴, AMD,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대기업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기업들이 표준을 추진하는 이유는 다른 반도체 회사들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반도체 패키지 개발의 비용과 시간 등을 절약하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국내 네패스사가 UCLe 표준화에 참여하게 되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표준 제정으로 반도체 패키징 개발의 비용과 시간이 절약되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문제는 표준제정이 주로 세계의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국내의 중소기업은 참여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의 중소기업은 기술적인 주도권을 잡기가 힘든 실정이 되어 결국 기술이 종속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국내 반도체 패키징 생태계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Q :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표준화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앞으로 국내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발전과 표준 개발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앞서 말한 UCLe 표준이 올해 제정되었습니다. 첨단반도체 패키징 표준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그렇기에 산업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없습니다. 단지, 반도체 기술의 발전속도를 보았을 때 곧 산업 현장에 적용될 것이고 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매우 중요하기에 국가와 기업의 지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반도체 패키징 기업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열약합니다. 또한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표준화 개발과 국제적 기술개발 참여가 저조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 패키징 기업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협력관계 중요합니다. 반도체 패키지 설계의 경우 대기업에서 주도합니다. 대기업이 반도체 패키징의 설계와 제조과정을 오픈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우리나라 초격차 반도체 기술을 견인할 중요한 기술입니다. 저도 반도체 및 첨단 패키징 기술 표준화 제정에 노력할 것이며, 특히 중소기업과 협력하여 설계기술, 제조기술, 공정기술의 국제표준화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이제 초기단계입니다. 지금 기술을 선점하면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첨단 패키징 분야의 국가적인 지원과 관련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칩을 융합하는 융합기술, 패키징 설계기술, 이러한 기술을 중소기업과 협력하여 개발하고 그 결과를 표준으로 제정하여 국가에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